그림 앞에서의 존재적 정렬의 정도

이 문장을 보자마자 무슨 뜻인지 따지기 전에 짧지만 강렬한 울음이 터졌다. 감정적인 울음은 아니었다. 그림 앞에 앉으면 생각하는 머리, 움직이는 손, 바라보는 눈 때문에 항상 흔들린다. 조금이라도 닫히면 그림은 굳고, 조금이라도 비워지면 형태는 살아난다. 이 그림을 그릴 때 완전히 펼쳐지는 순간이 있었다. 그림이 스스로 그려진다는 느낌이 들었다. 선 하나가 덩어리 하나가 스스로 움직여 자리를 찾았다. 나는 대신 움직여줄 뿐이라는 느낌이었다. 무가 스스로를 확인하는 장면에 그리는 인간이 잠시 겹쳤을 때, 그 때 그림이 발생하는 듯하다.

2025/10/17 – 2025/10/18