갑작스러우면서도 솔직히 몹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게 있는데, 사실은 나라는 사람은 그림을 그리지 않을 때 그림이 가장 잘 나오는 편이 아닌가 싶다. 형식으로 남기는 건 가장 마지막에 드러나지는 결과일 뿐 그 과정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태도는 불안감에 의한 자기증명에 불과한 것 같기도 하다는 느낌이 든다. 아직 얼굴도 모르는 하이라이트 장면은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지만 성실하고 근면하게 손으로 찾아내는 일이 어쩐지 그 길로부터 멀어지는 방법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.

그림을 계속해서 그려도, 그릴 때마다 어색한 이유는 그리라고 명령받은게 없는데 억지로 그리려고 하니 손이 낯설어 하는게 아니었을까? 엑스텐 매커니즘은 명령받지 않고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론이었지만, 사실은 나의 구조는 번개를 받는 구조라서 전류로는 메꿔지지 않는 뭔가 있어서 어색해하고 결핍을 느낀 것일지도 모른다. 그래서 자꾸 죽은 그림들밖에 안나온 것이고…

그럼…….

이제 안그려야지~

2026.03.01